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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22

사람이 너무 좋은 고양이 시선을 사로잡는 고양이. 의도하지 않은 만남만큼이나 기분 좋은 순간이 있을까. 나는 여행을 왔고, 여행지의 고양이는 사람에게 호의적이었다. 사랑받을 줄 알고, 사랑을 표현할 줄도 아는 정말 사랑스러운 고양이를 만났다. 꼬리로 발을 두르고 뚠뚠하게 앉아있는 삼색이다. 사료따위 신경쓰지 않고 앞에 있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햇빛이 비쳐 눈을 가늘게 뜨고는 앞에서 귀엽다고 호들갑 떠는 우리는 바라보는 고양이. 길고 하얀 수염을 쭈욱 늘어뜨려내리고, 자세를 풀지 않고 고개만 돌려보는 삼색이. 겨울의 고양이는 털쪄서 가슴팍이 몽실몽실했다. 만져 볼 수 있을까? 조심히 다가갔는데 이 녀석 굉장한 녀석이었다. 다가와 머리를 콩- 하고 기대어 준다. 하얀발에도 옆은 노랑 무늬가 새겨져있다. 귀여워라. 자유로운 낭.. 2022. 4. 14.
마음을 열고 기대는 고양이 첫 만남, 그리고. 늘 같은 길을 걷고, 그 길에서 늘 다른 고양이들을 마주친다. 그럴려고 걷는건 아닌데, 발길 닿는 모든곳에서 고양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건, 내가 고양이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겠지. 경치보다 눈에 먼저 들어오는 건, 늘 고양이였다. 노란색 치즈고양이는 눈에 참 잘 띈다. 치즈태비는 고양이 중에서도 한 성깔한다고 하던데, 이 고영 심상치 않았다. 고양이가 할퀼까봐 무서워하지는 않는 편인데도, 이 치즈태비에겐 약간... 쫄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멀리서.. 줌 땡겨서 조심히 담아봤던 포스 철철 치즈태비 고양이. 발이 어쩜 저렇게 가지런하지...? 목, 배, 발까지 하얀 털이 너무 깨끗하고 보송거렸다. 몸단장 끝내주게 하는 멋진 고영인가보다. 전혀 나를 의식하지도 않던 느낌이었다. .. 2022. 4. 13.
나만보면 드러눕는 고양이 뜨거운 햇살을 즐기던 고양이. 지난 계절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꽤 더웠던 여름의 어느 날, 고양이를 만났다. 고개를 돌렸는데 풀숲에서 유유히 걸어나오던 고양이 한 마리. 유유자적 걸어나오던 고양이는 나를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어라? 손을 탄 고양인가? 싶어서보니 중성화를 마친 스트릿냥이였다. 고양이가 앉은 자리 뒤에 시선을 낮춰 같이 앉았다. 고양이는 뭘 보고 있는걸까? 까만 고양이의 등위로 햇볕이 내려쬔다. 뒤에 앉아 지켜보던 내 머리도 타들어간다(주..죽여줘 뭔가를 가만히 쳐다보는것도 같고, 그냥 햇살을 즐기는것도 같은 이 고양이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나는 고양이를 워낙 좋아하는 사람이고 이렇게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고양이가 반갑지만, 그 반대인 사람들에게 이 아이가 그대로 노출되는게 겁이나서.. 2022. 4. 12.
거리두기 잘하는 고양이 너와 나의 거리. 데려가 키울 수 없다면 밥을 챙겨주더라도 반드시 유지해야하는게 고양이와의 적당한 거리인것 같다. 자주보며 인사하고 정성들여 밥을 챙겨주다보면 어느날엔 한 번쯤은 만져보고싶고, 또 어느날엔 한 번 안아주고 싶고, 애정을 주고싶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결국엔 그게 길에서 혼자 살아가야 할 고양이에겐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내려놓는 위험한 상황을 만들어 내게 되는 결과밖에 안된다는걸 알기 때문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하는게 맞다. 사람은 고양이에게 먼저 손내밀 수 없지만, 고양이는 먼저 손내밀 수 있다. 온갖 애교를 부리며 가는 길을 붙잡던 날의 턱시도냥이다. 매일 찾아오던 고양이가 어떠한 이유로 더 이상 얼굴을 비추지 않아더라도 내가 어찌 해 줄 수 없는것도 그 거리를 .. 2022.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