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가 시원하다가 날씨가 변덕을 부리던 어느 달,
산책을 습관처럼 하고싶어했지만 게으름을 이겨낼 수 없었던 나는,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방법으로 삼고 아침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날 수 있었다. 물론, 늘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었던 건 아니다. 대부분의 아침 산책은 내 두리번거림으로 마무리 짓는 때가 많았고, 어쩌다 마주친 고양이들은 멀리서 지켜보며 속으로만 반가워했다. 내가 반갑다고 다가가면 고양이들이 놀라 자기의 시간을 놓쳐버릴지도 모르니까.
종종 이곳에서 보던 고양이다.
여기서 돌봐주시는건 아닌것 같은데 이 곳에 자주 나와있던 고양이다.
새끼때 본 것 같은데 어느새 냥린이가 된 것 같은 모습이다. 고양이들이 혼자 있는경우가 많은데 문득 문득 혼자가 너무 심심하진 않을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나는 고양이의 독립적이고, 나른하며, 사색으로 가득찬 삶이 좋다. 고야이 처럼 살고싶다고 생각한 이유는 내가 보는 모습들이 내게 그렇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풀숲에 숨어서 나를 보던 고양이다.
몸을 숨기고 있다. 우리 구면인데, 여전히 사람은 어려운 모양이다.
예전에 친구랑 같이 있을 때는 지금처럼 몸을 숨기지는 않았었는데 생각하다가도 혹시 또 모르지 이렇게 나랑 놀고 있는건지도 라며 웃었다.
고양이는 자유롭다.
위험 속에 살지만, 그만큼 원하는 삶을 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자라는 고양이가 얼마나 많은 위험 속에 살아가고, 얼마나 위태로운 삶을 사는지 알고있다.
다만 이곳에는 그래도, 그나마 , 다행이도 캣맘들이 많고, 길고양이를 구 자체에서 보호하는 곳이라 마음이 놓인다. 그래도 나쁜 사람은 존재하고, 그런 나쁜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고양이들도 있겠지만 안전한 공존을 바란다. 고양이들이 공존을 위해 귀한쪽을 내어놓는것 처럼, 사람들도 눈 한 번만 감아주면 안될까. 생명이고, 본능을 거스를 수 없는 상황에 어쩔 수 없이 놓인 연약하고 소중한 존재인데.
가지런히 모아놓은 발이 귀엽다.
호기심이 많은 고양이. 세상 모든 고양이들이 늙어서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떠올릴 때 마다 눈물이 고인다.
삶을 순리대로 살아내고, 떠나는 순간마저 내가 선택하는 삶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경우의 수가 어째서 고양이에게만 이렇게 가혹하게 주어지는지 모르겠다. 아프지 말고, 위험해 처하지 말고, 사람 조심하고, 오래오래 살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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