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레이더

야오오옹 하고 온 몸을 기대며 부비는 고양이

오늘의우리 2022. 6. 5. 23:11

비 내리는 오늘
귀찮음을 이겨내고 길을 나섰다
오늘은 꼭 도서관에 들러 책을 빌려오고 말테다
비가 오니까 고양이를 만날 기대는 버려야지 했다

하...매번 시선을 돌려도 마주칠 수 없었던 고양이를 만났다 무려 7개월 만이었다. 작년 11월에 보고 6월에 다시 만난 고양이는 나를 아는 사람보듯했고, 너무 반가워 뛰어간 나에게 야오오오오옹 하며 인사를 건넸다


다리 주변에 몸을 기대어 주변을 돌고, 손을 내밀면 머리를 기대고, 헤드번팅까지 아주 할 수 있는 모든 친근함을 표현한다.


그리고 냅다 드러누워 배를 까는 고양이
아니 고양이님 너무 사랑스러운거 아니세요??
나는 너에게 언제까지나 호의적이겠지만 모두에게 이렇게 친하게 다가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ㅠㅠ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으면 물론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서 고양이도 부비지 않겠지만 혹시나 혹여나!


그... 우산안에 아무것도 없어요 ㅋㅋㅋㅋ
자꾸만 들어가보는 고양이다 그러고 백스텝으로 돌아나오는데 한참을 웃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애교라도 부리듯 바닥에 누워 뒹굴길래 얼굴에 손을 받쳐줬다. 머리를 기대고 턱을 들어올리는 고양이 ㅠㅠㅠ 턱을 살살 긁어주니 고르르르릉하는 기분 좋은 울림이 전달된다.


눈을 지그시 감고 온기를 전한다
빼꼼하고 삐져나온 작은 혓바닥이 너무 사랑스럽다
큰 덩치에 주먹만한 작은 얼굴 착하고 붙임성 좋은 고양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나가는 사람인척하고 아는척이나 가까이 가는 행동을 보이지 않고 걸어가니 고양이도 나와서 아는체하지 않더라.

사람만 보면 나와서 부비는게 아니라는걸 알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자세를 낮춰 눈을 맞추면 곁으로 다가와 앉는다
내려다 보이는 귀여운 머리를 보면서 귀를 만져줬다.
공존의 댓가로 내어놓은 한쪽 귀 끝은 여전히 마음이 아프다. 본능을 내려놓고 함께 하기로 한 만큼 사람들이 고양이에게 다정하길 바란다.

내가 사는 이 동네는 길 고양이 학대에 엄격하다. 쉽게 손댈수 없게 곳곳에 경고의 현수막이 걸려있고 구 단위에서 시행하는 것이라 마음에 너무 좋다. 누군가의 노력과 동물들이 치르는 댓가를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말고 함께 잘 살아갈 수 있게 서로를 더 배려하는 세상이 당연해지면 좋겠다


나는 오늘 고양이를 만나 행복했고, 잘 지내고 있음에 안심했고, 친근하게 다가옴에 위로받았다. 나의 위로가 되어주는 많은 고양이들이 매일 행복만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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