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레이더
검은고양이를 불렀더니 다가와 부비는
오늘의우리
2022. 12. 25. 13:39
검은고양이 발견
해를 쬐고 있다
쌔까만 고양이가 눈에 들어서 냐옹이 하고 불렀더니
고개를 돌리니 쫑긋한 귀가 따라움직여 나를 보고 있구나 싶었다
불러볼까? 하고 낮춰 앉아 인사를 건네보았다
제자리에서 한참을 야옹 야옹 울길래 어이구 그랬어? 라고 내내 맞장구를 좀 쳐줬더랬다 한참을 그러는 내가 마음이 놓였는지 슬그머니 다가오기 시작했다
과연 내 앞까지 올까? 하는 마음에 두근두근
손태우지 말랬던 글들이 생각나 살짝 망설였다
그래도 우리동네 사람들을 믿어보고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래서 기다려보니 고양이가 마음을 열고 다가왔다. 바닥에 끌리고 있는 코트 사이로 고개를 슬쩍 들이밀기도하고 헤드번팅을 하기도하고 여러모로 마음을 쏘옥 뺏아가는 고양이다
궁디팡팡도 하주고 등도 토닥여주고 머리도 쓰다듬어주다가 아차 싶어서 일어섰더니 안다는듯 다른곳으로 걸어가 자리를 잡는 고양이를 보면서 너무 미안해졌다. 한참 떨어진 곳에 가 앉더니 나를 빤히 보았다. 많이들 이렇게 예뻐만해주고 함께하지는 않았던 걸까 하는 마음에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음을 쉽게 주면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좋아하는 욕심에, 한 번이라도 온기를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 쓰다듬었던 나를 어른처럼 반겨주고 돌려보낸건 역시 작고 위대한 고양이다.
오늘 날이 따뜻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고마워 고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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